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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브라운관 TV 같은 소설 : 백남룡의 [벗]

by sapum 2022. 3. 3.

북한 대표작가 백남룡의 소설집-

지은 이 : 백남룡

펴낸 이 : 송영현

펴낸 곳 : 살림터

 

작가 소개

 

-내가 구입한 책이 초판은 아니고 6판이지만, 초판이 19928월이고 6판이 11월이었으니 당시 인기를 말해주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35년 전의 #북한소설 이란 이슈만으로도 서점 유명코너에 진열될 이유가 충분했던 책으로 기억이 된다.

 

차례

◉ 『

-그들의 사랑

-두 생활

-가정

 

◉ 『생명

 

감상문/윤정모 : 북녘 작가의 매우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

해설/김형수 : 소설 에 대하여

작가를 말한다/이충렬 : 내가 만난 #백남룡

 

은 북한에서 1988년에 출간된 단행본 소설이니 벌써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살이 된 소설이다. 함께 묶인 생명1985년 발표되었으니 세 살이 위이다. 이들 단편은 북한태생으로 북한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우리가 지제짐작 하는 북한이란 어감이 종속절처럼 달고 오는 이념성 강한 소설일거란 편견과는 꽤나 거리를 둔 작품이다. 사실 극소수 특권층 일부를 제외한다면, 북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택이 아닌 환경에 부속된 삶을 살 뿐, 우리와 같은 문화에 뿌리를 둔 같은 민족의 사람들이기에 해외 독자들에 비해 공감의 영역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늘진 토양에서도 환경에 맞춰 생물들이 적응하고 생활하듯, 북한 사회 사람들 역시 삶이 고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품고 산다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백남룡의 소설 은 노동자 출신의 주인공 채순희리석춘가 서로 사랑을 하고 결혼으로 미래를 설계하지만, 우리처럼 그들의 결혼에도 시간이 흘러 갈등이 고조되고 끝내 이혼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혼재판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판사 정진우의 법 아래서의 극약처방보다는 두 부부사이에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키는 이상적인, 그러나 꽤나 울림이 있을 만큼 의미 있는 희생적인 역할이 그려진다.

 

이 책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이란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 외에도, 지금은 이름조차 희미해진 브라운관이 장착된 두툼한 흑백텔레비전의 드라마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매력이라 꼽을 수 있다. 내가 책을 구입한 시점이 소급하는 세월의 더께로 마치 고서(古書)와 같은 깊은 느낌마저 묻어난다.

 

최근 온라인 서점을 검색해보니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2018년 출간본이 바뀐 출판사명으로 발행되고 있다. 삭막한 인간애가 그리운 분들이 보셨으면 좋을 책이 아닐까 싶어 먼지 쌓인 내 책장에서 소환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