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작가 ‘백남룡’의 소설집- 『벗』
◦ 지은 이 : 백남룡
◦ 펴낸 이 : 송영현
◦ 펴낸 곳 : 살림터
◉ 작가 소개
-내가 구입한 책이 초판은 아니고 6판이지만, 초판이 1992년 8월이고 6판이 11월이었으니 당시 인기를 말해주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35년 전의 #북한소설 이란 이슈만으로도 서점 유명코너에 진열될 이유가 충분했던 책으로 기억이 된다.
◦차례◦
◉ 『벗』
-그들의 사랑
-두 생활
-가정
◉ 『생명』
▪ 감상문/윤정모 : 북녘 작가의 매우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
▪ 해설/김형수 : 소설 『벗』에 대하여
▪ 작가를 말한다/이충렬 : 내가 만난 #백남룡
「벗」은 북한에서 1988년에 출간된 단행본 소설이니 벌써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살이 된 소설이다. 함께 묶인 「생명」은 1985년 발표되었으니 세 살이 위이다. 이들 단편은 북한태생으로 북한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우리가 지제짐작 하는 북한이란 어감이 종속절처럼 달고 오는 이념성 강한 소설일거란 편견과는 꽤나 거리를 둔 작품이다. 사실 극소수 특권층 일부를 제외한다면, 북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택이 아닌 환경에 부속된 삶을 살 뿐, 우리와 같은 문화에 뿌리를 둔 같은 민족의 사람들이기에 해외 독자들에 비해 공감의 영역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늘진 토양에서도 환경에 맞춰 생물들이 적응하고 생활하듯, 북한 사회 사람들 역시 삶이 고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을 품고 산다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백남룡의 소설 「벗」은 노동자 출신의 주인공 ‘채순희’와 ‘리석춘’가 서로 사랑을 하고 결혼으로 미래를 설계하지만, 우리처럼 그들의 결혼에도 시간이 흘러 갈등이 고조되고 끝내 이혼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혼재판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판사 ‘정진우’의 법 아래서의 극약처방보다는 두 부부사이에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키는 이상적인, 그러나 꽤나 울림이 있을 만큼 의미 있는 희생적인 역할이 그려진다.
이 책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이란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 외에도, 지금은 이름조차 희미해진 브라운관이 장착된 두툼한 흑백텔레비전의 드라마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매력이라 꼽을 수 있다. 내가 책을 구입한 시점이 소급하는 세월의 더께로 마치 고서(古書)와 같은 깊은 느낌마저 묻어난다.
최근 온라인 서점을 검색해보니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2018년 출간본이 바뀐 출판사명으로 발행되고 있다. 삭막한 인간애가 그리운 분들이 보셨으면 좋을 책이 아닐까 싶어 먼지 쌓인 내 책장에서 소환해본다.